리디북스 무료대여;; 안 그러기로 다짐했는데도 새해 첫 책을 월말이 되어서야 그것도 무료만료까지 되어 아슬아슬하게 보았다. 사람이 쉽게 변하나......제길!
*파과(
破瓜)라는 한자가 웃김;; 8이 두개로 파자되는데 여자는 16세요, 남자는 64세를 의미한다고 함. 왜?
방역업자(킬러)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노부인(조각)이다.
스토리 자체는 어두운 과거와 방역업자로서의 피할수 없는 운명이 섞여서 짐작 가능했다.
하지만 자신이 처리한 대상의 아들(투우)이 동종업종, 같은 에이전시에 등장하여 대립하는 설정은 거부감이 들었다.
그런데 투우의 감정이 끝까지 이해불가. 복수도 아니요. 공감도 아니요. 복잡미묘하다. (인생 뭐그리 복잡하게 사나? 능력과 재능을 살려 돈 많이 벌면 쿨~하게 인생 즐기다 갈 것이지.......라는 소인배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ㅋ)
조각이 키우던 반려견(무용)의 존재와 죽음이 슬프다.
은인이자 스승인 류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 맞다. 그런데 그를 치료해준 강박사에 대한 감정도 사랑일까?
인생의 절정을 지난 주인공의 이야기라 다른 의미에서 몰입이 되기도 하고 내 남은 삶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되기도 했다.
한글책인데 처음 보는 어휘들이 수두룩 했다. 순수 우리말인건지 이건 마치 원서를 볼 때의 느낌?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원서도 그런 느낌으로 읽자!
작가의 언변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역시 작가는 작가!!!
발췌;;;
아이의 뺨과 귀 사이에 난 작고 귀여운 점을 보고 조각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걸린다. 아이의 팽팽한 뺨에 우주의 입자가 퍼져 있다. 한 존재 안에 수렴된 시간들, 응축된 언어들이 아이의 몸에서 리듬을 입고 튕겨 나온다. 누가 꼭 그래야 한다고 정한 게 아닌데도, 손주를 가져본 적 없는 노부인이라도 어린 소녀를 보면 자연히 이런 감정이 심장에 고이는 걸까.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것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과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향한 대상화.
그것은 기억과 호환되지 않는 현재였고 상상에 호응하지 않는 실재였으며, 영원히 괄호나 부재로 남겨두어야만 하는 감촉이었다.
나름의 아픔이 있지만 정신적 사회적으로 양지바른 곳의 사람들, 이끼류 같은 건 돋아날 드팀새도 없이 확고부동한 햇발 아래 뿌리내린 사람들을 응시하는 행위가 좋다.
원인 불명의 이변이 일상을 압도하고 대상 모를 두려움이 구체적인 질감을 갖춘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그래서 아직은 류, 당신에게 갈 시간이 오지 않은 모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