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3일 월요일

#155 The Course of Love (Alain de Botton)

#2016-5 시간절약과 나은 이해를 위해 번역서와 함께 읽음

 

늘 궁금하기도 하고 또 두려워하기도 했던 내용을 마침 알랭드 보통이 소설 형식을 빌어 내놓았다. 읽는 내내 주인공 라비의 입장에서 조금은 간절한 맘으로 읽었다. 하지만 내 두려움은 그대로인 것 같다.

연애, 결혼, 육아, 바람(간통) 그리고 안정(?); 이 굵직한 이슈들 사이에 그리고 그 이면에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사건들이 어쩌면 누구나 겪는 '삶'일 것이다.

누구도 완벽한 어린시절을 보낼수 없기에 완벽하게 자랄수 없고 그렇기에 잠깐의 열정적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완벽하지 못한 두 존재의 충돌이 있기 마련; 그래서 결혼은 사랑의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의 요소요소마다 심리적이고 철학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익히 들어본 이야기들도 있고 신선한 내용들도 있다. 원서로 한번에 이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

We don't need to be constantly reasonable in order to have good relationships; all we need to have mastered is the occasional capacity to acknowledge with good grace that we may, in one or two areas, be somewhat insane.

Adventure and security are irreconcilable.

책의 말미에 풍파를 겪고 난 뒤 주인공은 이제서야 자신이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며 몇 가지 생각꺼리를 전해 준다.

He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has given up on perfection.

(Choosing a person to marry is hence just a matter of deciding exactly what kind of suffering we want to endure rather than of assuming we have found a way to skirt the rules of emotional existence.)

Rabih feel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has despaired of being fully understood.

Rabih feel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realizes he is crazy.

Rabih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has understood that it isn't Kirsten who is difficult.

Rabih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is prepared to love rather than be loved.

Rabih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understands that sex will always cohabit uneasily with love.

He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on a good day) he is happy to be taught and calm about teaching.

Rabih and Kirsten are ready to be married because they are aware, deep down, that they are not compatible.

(Compatibility is an achievement of love; it shouldn't be its precondition.)

Rabih is ready for marriage because he is fed up with most love stories and because the versions of love presented in films and novels so seldom match what he now knows from lived experience.

(The trick is perhaps not to start a new life but to learn to reconsider the old one with less jaded and habituated eyes.)

She knows that male viciousness is mostly just fear. From her newfound position of strength, she feels generous and indulgent to their hurtful weakness.)

번역서 노트;;
  •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 성욕은 처음에는 단지 생리적 현상, 호르몬을 깨우고 신경 말단을 자극한 결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은 감각적이라기보다 관념적이다. 무엇보다 받아들여졌다는 생각,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끝날 거라는 전망과 관련이 있다.

  • 그들은 단지 섹스를 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인정, 애정, 감사, 내맡김—을 물리적 행위로 옮긴 것이니

  • 누구의 가슴에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쓸쓸한 깨달음

  • 작은 쟁점들은 사실 단지 필요한 관심을 받지 못한 큰 쟁점들이다.

  • 협상을 위한 인내심이 없으면 비통해진다. 원인도 잊은 채 화가 나는 것이다.

  • 토라짐의 핵심에는 강렬한 분노와 분노의 이유를 소통하지 않으려는 똑같이 강렬한 욕구가 혼재해 있다. 토라진 사람은 상대방의 이해를 강하게 원하면서도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설명을 해야 할 필요 자체가 모욕의 핵심이다. 만일 파트너가 설명을 요구하면, 그는 설명을 들을 자격이 없다. 덧붙이자면, 토라짐의 대상자는 일종의 특권을 가진다. 다시 말해, 토라진 사람은 우리가 그들이 입 밖에 내지 않은 상처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를 존중하고 신뢰한다. 토라짐은 사랑의 기묘한 선물 중 하나다.
  • 토라진 연인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호의는 그들의 불만을 아기의 떼쓰기로 봐주는 것이다.

  •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 판타지가 존재하는 덕분에 하나의 현실을 파괴하지 않고 다른 현실에 거주할 수 있다.

  • 트롤선과 대화방에서 일어난 가상의 사건들은 라비와 커스틴이 상대방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징표가 아니다. 두 사건은 그들이 서로의 삶에 깊이 관여된 나머지 이제는 자의식과 책임감이 주는 억제감 없이 사랑을 나눌 내적 자유를 이따금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는 징후다.

  • 상대방의 행복에 자신의 행복이 포함되는 경우에만, 오직 그 경우에만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는 욕망에 불과하다.

  • 그녀의 관대함이 자신의 부족함을 부각시키는 듯해서 나날이 더 견딜 수 없다.

  • 그녀의 관대함이 자신의 부족함을 부각시키는 듯해서 나날이 더 견딜 수 없다. 그의 태도는 나빠진다.

  • “꼭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죄책감이 들게 만드는 재능을 갖고 있어야 하겠어?”

  • 내가 원하는 건 하나야, 당신한테 오로지 원하는 건 나를 존중해달라는 거야.

  • 당신이 나를 무례하게 대하는 건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어.

  • 우리가 다양한 단점을 꿰뚫고 있는 현재의 파트너뿐 아니라 사람은 누구에게나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드러날 상당히 심각한 결점, 황홀했던 처음의 감정을 비웃음거리로 만들 만한 결점도 있다는 인간 본성의 중요한 진리를 잊게 하는 것이다.

  • 우리 눈에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가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뿐이다.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 우울은 처음부터 이 각본에는 실망이 적혀 있었다는 확신과 마주할 때 유발되는 일종의 지적 슬픔이다.

  • 우리만 선발된 게 아니다. 그 누구와, 심지어 천생의 배필과 결혼을 해도 자신을 기꺼이 희생시켜 얻은 다양한 고통을 확인하게 된다.

  • 위대한 저작인 〈분리 불안〉(1959)에서 볼비는 최초의 가정환경에서 실망을 겪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 관계의 어려움이나 모호함에 직면할 때 두 종류의 반응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볼비가 ‘불안정 애착’이라 명명한, 두려워하고 집착하고 지배하는 행동 양식이고, 둘째는 ‘회피 애착’이라 명명한, 방어 및 후퇴 작전이다. 불안정한 사람은 파트너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질투심을 분출하고, 그들의 관계가 ‘더 가깝지’ 않은 것을 슬퍼하며 일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쉽다. 한편 회피적인 사람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식의 말을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때때로 성적 친밀함에 대한 요구를 힘겹게 느낄 수 있다.

  • 회피 애착 유형은 정서적 필요가 충족되지 않으면 갈등을 피하고 상대방에게 노출을 줄이려는 강한 욕구를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 회피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열심히 공격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설득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쉽게 가정한다. 자리를 피해 도개교를 올리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 유감스럽게도 회피적인 사람은 두려움에 찬 방어적인 행동 양식을 파트너에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소원하고 무덤덤한 행동들 뒤에 숨어 있는 이유들은 안개 속에 싸인 채 진실과는 정반대로 무정하고 무심하다는 오해를 쉽게 불러일으킨다. 회피적인 사람은 사랑을 주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게 되었을 뿐,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을 깊이 염려한다.

  • 그는 자신이 낭만적인 사랑을 과하게 갈망하면서도 친절이나 소통에 대해서는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임을 알아본다. 솔직하게 행복을 좇는 것이 두려워 미리 실망하고 냉소하는 태도에 안주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 그가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무엇보다 완벽함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되기를 단념했기 때문이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이 미쳤음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커스틴이 까다로운 게 아님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 대개 난감한 것은 결혼이란 제도이지, 관련된 개인들이 아니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사랑을 받기보다 베풀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항상 섹스는 사랑과 불편하게 동거하리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이제 (평온한 날에는) 행복하게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라비와 커스틴이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그들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고 가슴 깊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알맞은’ 사람의 진정한 표지는 완벽한 상보성이라는 추상적 개념보다는 차이를 수용하는 능력이다. 조화성은 사랑의 성과물이지 전제 조건이 아니다.

  •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러브스토리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고, 영화와 소설에 묘사된 사랑이 그가 삶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랑과는 거의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 남자들이 여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입장에 서기 전에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였는지를 알고 있다. 남성의 고약함이 대개 두려움에 불과하다는 것도 안다.

  • 새롭게 다진 강한 위치에서 그녀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그들의 약점에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