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3일 목요일

당신들의 대한민국1 (박노자)

특이한 이력과 나와 비슷한 나이면서 범접할 수 없는 한국사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가진 탓에 그의 정신세계와 그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한가득 구매했었다.

그 중의 하나인 이 책은 역시나 부끄러운 한국의 근현대사와 우리 민족의 모순되고 역설적인 성향에 대해 꼬집어 이야기 하고 있다.
2권 중 1권에서는 전근대 모순사회, 사대주의, 일그러진 종교문화, 민족주의, 뿌리부터 썩어버린 대학문화, 권위의식 그리고 인종주의에 대해 그 연원들을 알려준다. 타자에 의한 독립과 타자에 의한 분단 그리고 철저하게 그 타자들을 위한 지배시스템 속에서 형성되고 관리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니 모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모순의 틀을 지켜내기 위해 온갖 부조리와 비상식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모순의 틀에 갇혀 있음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최소한 두가지의 핵심은 잡힌다.
우리는 너무 경제논리, 자본의 논리에 함몰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며 인권에 대한 의식이 너무나 낮다는 점이다.
나 스스로도 자본에 대한 집착이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소한 타인의 인권, 인격의 폭력을 통한 자본에의 집착이나 추구는 해본적도 없고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고 고민한다면 어쩌면 상식이 통하는 모순되지 않은 세상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기가 남을 잡아먹고 싶으면서도, 남에게 잡아먹히기를 겁내며... 다들 의심 깊은 눈으로 서로서로 쳐다보면서...
-노 신(魯迅)의 「광인일기(狂人日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