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7일 토요일

납관부 일기 (아오키 신몬)

언젠지 기억은 안나지만 굿'바이(Good&Bye)라는 일본영화를 눈물 흘려가며 본적이 있다.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했고 '죽음' '장례식' 그리고 '염습' '입관' 에 대한 이야기를 어찌나 서정적이고 적당한 무게로 풀어내서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는 그런 영화였다.
최재천의 책갈피에서 고른 책인데, 우연히도 그 영화의 원작이란다.
스토리는 전혀 다른데 말이지. 주인공의 배경도 아버지의 존재도.

책에서는 아오키 신몬'이라는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사전에도 없는 납관부'로서의 에피소드와 죽음을 대하는 작가의 심경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는 책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일본 불교의 선승들과 시인들의 시각을 마치 인문서적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풀어놓고 있다.
물론 나의 관심분야이기도 하고, 마침 어제 읽은 '공겁인'의 내용과 일맥 상통하는지라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다.
공겁인에서 언급된 유마경이 여기서도 인용되고 있다.
유마경은 유마거사와 문수보살이 나눈 대승의 깊은 뜻에 관한 문답을 기록한 불경이다.

저자가 상당 부분을 인용하고 있는 일본 불교에 대한 추가적인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정토종을 창시한 호우넨,
호우넨으로 부터 사사받은 신란, 그가 창시한 정토진종과 신란의 "교행신전",
신란으로부터 사사받은 유이엔, 그가 저술한 "탄이초"
정토진종을 크게 부흥시킨 렌뇨, 그가 쓴 "백골의 장"
조동종을 창시한 가마쿠라 시대의 선승인 '도겐'
그리고 시인 미야자와 겐지, 그의 작품 "영결의 아침"
이들 외에도 몇 몇 시인들, 특히 죽음을 앞둔 이들이 죽음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바가 불교에서 말하는 그것과 유사한 점을 보인다고 말한다.

불교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회장님의 조언이 웬지 가벼이 들리지 않더니 뭔가 내 인생에 변화가 오려나?
뭐가 됐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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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시신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신이 조용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그에 반하여 죽음을 두려워하고, 벌벌 떨면서 들여다 보는 산 사람들의 추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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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 무서움, 슬픔, 우울, 분노, 그런 것들이 복잡하게 뒤얽힌 흐물흐물한 산 사람의 시선이 염습을 하는 내 등 뒤로 느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