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너무 갑갑하다.
뭔가 매우 불합리하고 다수가 그걸 알지만 일부 소수의 횡포로 해결되지 못하는 상태.
2차대전 후 각지에 흩어져서 박해 받던 유대인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선택받은 땅으로 몰려와 원주민들인 아랍인들을 몰아내고 멋대로 국가를 세운다. 물론 제국주의자 영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서.
난민이 된 아랍인들은(팔레스타인) 졸지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걸로도 모자라 온갖 전쟁범죄에 수많은 생명을 잃는다.
이들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단결된 조직력과 테러뿐이다.
이 유일한 저항수단인 테러로부터 자위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전쟁범죄를 일삼는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난민들의 삶은 일제시대 우리가 겪었던 삶과 다르지 않다.
거기다 분리장벽을 세우고 끊임없이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어 이스라엘의 영역을 확장하고 팔레스타인들을 궁지로 몰아 넣는다.
그동안 수많은 생명들과 삶의 터전들이 사라져 갔다.
아이들의 눈에는 분노와 절망만이 가득하다.
작가는 책 여러곳에서, 그리고 말미에서 이야기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인들의 성향이 평화지향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러한 비극은 끝나기 어렵다고.
그리고 그것은 매우 불가능해 보인다고.
이스라엘은 절대 팔레스타인에 영토를 돌려줄 생각이 없다. 생명과 삶의 터전을 빼앗으며 온갖 박해를 가한다.
팔레스타인은 원래 그들이 살던 영토를 원한다. 군사적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테러로 맞선다.
미국은 중동지역의 석유확보를 위해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 막대한 지원을 한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은 묵인하면서 이라크의 핵을 물고 늘어지거나, 최근에 이란의 핵 관련 트집을 잡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그러한 모순이 가능한 것이 국제관계의 '정의'이자 '힘'인 듯 하다.
신에게 선택받았다는 민족, 유대인
성전이라 부르며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는 민족, 아랍인, 이슬람
하나님을 입에 담으며 전 세계 모든 전쟁에 빠지지 않는 나라, 미국, 기독교
그래도 '신'이 존재한다고? 뻐큐 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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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사실이 기술되어 있다.
유대 민족은 크게 터키계 카자르인의 후손인 아쉬케나짐, 순수 셈족인 세파라딤, 에티오피아계인 팔라샤 로 나뉘는데
전세계 유대민족의 80%가 아쉬케나짐이며(이스라엘포함), 이들은 그 옛날 바빌로니아와 로마제국에 정복당해 반란을 일으켰다가
예루살렘에서 쫓겨난 민족이 아니라, 카자르 왕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유대교를 받아들여 유대인이 된 카자르인일 뿐이다.
즉 "약속의 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또한 아쉬케나짐의 일부가 훗날 나치에 의해 학대 및 학살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받은 그 학살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고 아랍인들에게 고스란히 핍박과 학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언어다.
지금 이스라엘의 공식언어는 히브리어다.
하지만 1948년 이들이 독립국가를 세울때 히브리어는 일반 대중은 사용하지 않고 유대경전과 유대교회 안에서만 사용되는 '사어'였다.
세파라딤 유대인들은 그들이 살던 이베리아반도의 카스티야어와 히브리어가 결합된 '라디노어'를 썼고
아쉬케나짐 유대인들은 히브리어와 독일어가 합쳐진 '이디시어'를 썼다.
하지만 독립 후 철저하게 히브리어 외의 언어사용을 금했다.
결국 일제 시대 황민화를 위해 우리말 우리글을 못쓰게 했던 일제와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박노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