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6일 일요일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런드 러셀)

어렵다.
얼마나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하지만 매우 난해하게 풀어놨지만 러셀이 말하는 상당부분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기독학교 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거창고'를 다니고,
여러 선생님들께 감명받아 잠시 교회를 다니기도 했었지만, 졸업 전의 한 학기가 나의 교회경험은 유일하다.

이유는 많지만 전혀 마음이 움직이지 않음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맹목적인 믿음과 기복신앙은 아무런 마음의 동요도 일지 않는다.

한 친구는 자기가 다니는 교회를 주식회사xxx교회라고 농담삼아 말하곤 한다.
나도 안다. 농담이 아님을.
주식회사 대한민국과 상통!!

인류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비지니스가 종교이고 그 중에서도 기독교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진 존재의 두려움, 미래의 두려움을 교묘하게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전혀 하나님의 말씀도 성경도 교리도 따르지 않는 '교인'들은
어쩌면 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이 '현세'가 끝나면 모든것이 끝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
인간의 정서적 발전, 형법의 개선, 전쟁의 감소, 유색 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의 완화를 포함해 이 세계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뤄질 때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교회 세력의 끈덕진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러셀)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당신들의 대한민국2 (박노자)

목표한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려 읽었다. 1권, 2권 모두.
1권에 이어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권위주의, 폭력주의 왜곡된 민족주의 등에 대해 부연하고 있다.

저자도 본문에서 이야기 하지만 역사에 가정법이란 무의미하다.
하지만 일제강점을 거치지 않았어도 전세계적인 근대조류의 흐름상 강점기와 유사한 근대문화
즉 지배계층의 지배논리를 위한 사대문화 식민문화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에 약간의 공감은 된다.
물론 그것이 일제강점기 하, 일제의 만행을 정당화 할 수는 절대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지배계층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쇄뇌정책과 그들의 프레임(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에서 깨어나
보편적 인권에 대한 각자의 자각과 연대와 행동만이
여전히 남아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낙후된 근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당신들의 대한민국1 (박노자)

특이한 이력과 나와 비슷한 나이면서 범접할 수 없는 한국사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가진 탓에 그의 정신세계와 그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한가득 구매했었다.

그 중의 하나인 이 책은 역시나 부끄러운 한국의 근현대사와 우리 민족의 모순되고 역설적인 성향에 대해 꼬집어 이야기 하고 있다.
2권 중 1권에서는 전근대 모순사회, 사대주의, 일그러진 종교문화, 민족주의, 뿌리부터 썩어버린 대학문화, 권위의식 그리고 인종주의에 대해 그 연원들을 알려준다. 타자에 의한 독립과 타자에 의한 분단 그리고 철저하게 그 타자들을 위한 지배시스템 속에서 형성되고 관리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니 모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모순의 틀을 지켜내기 위해 온갖 부조리와 비상식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모순의 틀에 갇혀 있음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최소한 두가지의 핵심은 잡힌다.
우리는 너무 경제논리, 자본의 논리에 함몰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며 인권에 대한 의식이 너무나 낮다는 점이다.
나 스스로도 자본에 대한 집착이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소한 타인의 인권, 인격의 폭력을 통한 자본에의 집착이나 추구는 해본적도 없고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고 고민한다면 어쩌면 상식이 통하는 모순되지 않은 세상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기가 남을 잡아먹고 싶으면서도, 남에게 잡아먹히기를 겁내며... 다들 의심 깊은 눈으로 서로서로 쳐다보면서...
-노 신(魯迅)의 「광인일기(狂人日記)」중에서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美(미) (낸시 에트코프)

아마도
도올 김용옥의 '여자란 무엇인가'를 읽다가 이 책을 알게 된 것 같다.
구매해서 읽은지 몇년 된 듯 한데, 중간중간 여전히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고 또 집중시키기도 한다.
부제에 적혀 있듯이 '가장 예쁜 유전자만 살아남는다'가 핵심이겠고
인류사적으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어떻게 인식되고 변화되어 왔는지 엄청난 연구자료의 인용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아름답다는 것을 규정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이 시도했지만 수긍할만한 결과는 없었다.
하지만 책에서 얘기하듯이 대칭을 이루는 균형과 부드럽고 티없는 피부 그리고 건강한 머리카락은 주요한 필요조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역적인 차이는 있겠다.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나 또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우등한 후손을 가능한 한 많이 남기기 위해
우등한 수컷들에게 선택되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인자라는데 동의한다.

반대로 같은 측면에서 남성들이 젊다 못해 어린 여성들에게 끌리는 것 또한 당연할 수도 있겠다.
건강한 후손을 많이 생산하기에 적합한 어린 여성'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망, 소유하려는 욕망을 저속하지 않은 척 포장하려 하지만
그 욕망의 동기는 본성과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리 인간은 본질적인 욕망을 추구하면서도 얼마든지 부가적으로 얻어지는 여유로움과 즐거움과 깨달음을 향유할 만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8장 결론은 한번 더 정독 할 것!!

발췌는 덧글로!!

2012년 2월 15일 수요일

최재천의 책갈피 (최재천)

3일차에 아직 다 읽지를 못했다.
어제 심란한 마음에 독서가 되지 않아 그냥 자버려서 물리적으로 한계가 생겨버렸다.(정확하게 1/3 남았다.)
다행히 내일 마무리하고 다음 책을 금요일, 토요일에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최재천 전의원, 현 변호사의 독서 이력은 예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고
간혹 토론프로그램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지식과 논리에 감탄하곤 했었다.
어쩌면 그래서 나도 제대로 책을 읽어보자고 결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다루는 도서는 153권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평 곳곳에 인용된 다른 출처를 감안하면 그의 독서량은 어마어마하리라 생각된다.

이책에서 소개해준 책들 중 관심이 가는 몇 권은 주문해서 3월달 목표로 삼을 예정이다.

구매예정 도서!

열하일기 - 박지원
납관부 일기 - 아오키 신몬
사랑받을 권리 - 일레인 N. 아론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 최성각
지의 정원 - 다치바나 다카시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 빌 브라이슨
어머니 - 강상중
마더 릴리언의 위대한 선물 - 지키 카터
나는 몇 살까지 살까 - 하워드 S. 프리드먼
금융의 지배 - 니얼 퍼거슨
허수아비춤 - 조정래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 김재명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탈영자들의 기념비 (생각의나무 편집부)

예전에 박노자의 배경과 그의 지식에 크게 감동받아 그가 저술한 책 10여권을 구매한 적 있다.
물론 두어권 읽다가 금새 쏟아져 나오는 다른책들에 관심을 뺏겼는데, 이번에 선택한 이 책도 그때 샀던 책들 중 한권이다.

박노자 외 15명 정도의 지식인들이 근대와 현대의 담론거리들에 대해 아주 어렵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중간에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뜻한바가 있어 겨우겨우 끝을 보긴 했다.

큰 맥락은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주류에 의해 희생당한 소수자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비(?)를 세워주자~ 정도?
물론 너무 어려운 말들이라 제대로 이해 못한 부분이 많다.

여호와의 정의 교파의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핍박,
성매매자들의 인권,
커밍아웃의 사회적 의미,
빈민과 철거민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의식 등 소수자들의 이야기도 있고,

국가와 국민, 어머니와 여성, 성도와 교회, 민중과 지식인에 대한 상호모순적인 이야기도 하고 있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최고의 지성인/지식인들이 펼쳐내는 이야기, 그것도 근현대사에서 수많은 갈등과 대치를 야기했던 주제들을 다룬것이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차후에 다른 책들을 통해서 거꾸로 이해를 할 수 있을 때가 오리라 예상된다.

2012년 2월 9일 목요일

무취미의 권유 (무라카미 류)

3일차가 되도록 거의 읽지 못한 '탈영자들의 기념비'를 잠시 보류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가벼운 책으로 한시간여 만에 읽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제목과 몇 몇 구절에 공감이 가서 구매를 한 책이다.

밑에 발췌할 몇 문장들을 제외하면 별로 통찰이나 공감이 가는 글들은 아니다.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이런 에세이에도 재능이 있는건 아닌가 보다.

몇개 발췌하고 마무리!!

9페이지 /취미의 무의미에 대해...
취미의 세계에는 자신을 위협하는 건 없지만 삶을 요동치게 만들 무언가를 맞닥뜨리거나 발견하게 해주는 것도 없다.
가슴이 무너지는 실망도, 정신이 번쩍나게 하는 환희나 흥분도 없다는 말이다. 무언가를 해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성취감과 충실감은 상당한 비용과 위험이 따르는 일 안에 있으며, 거기에는 늘 실의와 절망도 함께한다.
결국 우리는 '일'을 통해서만 이런 것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12페이지
벤처 정신을 지닌 사람은 원칙적으로 소수파이다.

17페이지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소통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친구와 가까이 하고, 적과는 더 가까이 하라'고 날 가르쳤네."
(He taught me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 -대부2, 마이클 콜레오네

21페이지
'좋아한다'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가성적인 부분에 의존한다.
뒤집어 말하면 누군가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아함'이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26페이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연애든, 비즈니스든 '주종'과 '의존' 관계에서는 힘들다는 이야기...)

89페이지
업무나 개인사에서 스스로 매기는 일의 우선순위가 그 사람의 인생인 것이다.

171페이지
뭔가 얻는게 있는 실패(값진 경험)를 맛보기 위해서는 도전할 무엇과 맞닥뜨려야만 하는데,
그렇게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도전에 대한 굶주림'이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진보집권플랜 (조국)

웬지 세금혁명, 검사와 스폰서에 이어지는 책같다.
절묘한 우연이다.
책은 오마이뉴스 기자인 오연호와 조국 교수의 대담 형식이다.

두사람 모두 진보.개혁(이 둘의 합의하에 사용되는 용어)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이들이 말하고 바라는 진보.
개혁을 표방하지는 못했지만 그 이전의 정권과 현재의 이명박 정권에 비하면(사실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 할만하다고 얘기한다.

진보.개혁은 곧 국민대다수의 보편적 복지를 의미하고
복지를 위해서는 사회문화교육 전반에 걸쳐서 개혁에 가까운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검찰같은 절대권력구조에 대한 대안, 통일에 대한 대안, 세계화에 대한 대안 또한 필요로 한다.
그것을 위해 과연 진보.개혁 진영에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여권에 맞서기 위한 야권통합- 이 부분은 현재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위에 열거한 각 분야에 대한 진보.개혁 진영만의 철저하게 준비된 플랜(가치와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은 필요하다면 기꺼이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어 보인다.

그리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양심은 아니지만 현 세태에 분노할 줄은 안다.
나와 같이 이렇게 분노하는 이에게 방향과 희망을 제시하고 보여주는 역할 또한 진보.개혁 진영의 몫이자 의무라고 이야기한다.
다수의 진보인사가 인정하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조국' 교수의 이야기는 처음 접했지만
트위트 블로그 등에서 자주 봐왔고, 나 또한 소극적이지만 세상에 불만이 많은지라
격하게 공감!!

발췌 및 메모는 덧글에...

2012년 2월 4일 토요일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

문재인의 자서전이지만 '운명'과도 같았던 노대통령과 함께한 세월을 담고 있다.
노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그의 죽음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극복하지 못했던 여럿 아쉬운 점들을 복기하면서...

그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고 자타가 이야기 할 지언정 당신들의 진정성,
국민과 국가를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믿었던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당신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명박 정부는 말할 가치도 없거니와 지금 한참 논의중인 야권연대에서 조차도 희망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더더욱 떠난 그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명박정권이 몰락하고 난 뒤에
과연 문재인은 그가 책 말미에 던진 화두처럼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에 대한 해답을 보여줄까?

인용 한 구절.
"힘이 모자라거나 시운이 안 되면 패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패배하더라도 우리의 가치를 부둥켜안고 있어야 다음의 희망이 있는 법이다. 당장 불리해 보인다고 우리의 가치까지 내버린다면 패배는 말할 것도 없고, 희망까지 잃게 된다"(노무현)

끝까지 버티셔서 우리 곁에서 이 희망을 이야기 해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아직도 해 본다.